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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사람에게 휴식과 여유는 사회를 밝게 하는 것 같다.

by 푸른빛 2024. 9. 19.

내일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

훈련을 마치고 본부중대에 배치를 받아 신고식을 하는데 눈 앞에 펼쳐진 글이다. 관물함 하단 중앙에 또렷하게 적혀있었다. 고참병이라 물어볼 수도 없었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고학력의 선임 사병이 한 신념이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는 게으름을 즐기고 있었다. 내일을 위해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준비한 우수한 사람이 분명한 데~~~ 당시 나에게 내일은 두려움이었고, 그의 내일은 희망이었다.

 

순수우리말에 내일은 없다. 우리를 잘 모르면서 일제가 미개인 취급한 단어이다. 마치 내일이 없는 막사는 사람들로 폄하할 수 있는 단어였다. 오히려 일제가 내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문화민족을 막 대하였다. 내일이 없는 깡패에게 품위란 찾을 수 없다. 우리는 겁 없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라는 정서가 있다. 내일이 없는 사람을 겁 없는 사람으로 기피 했다.

 

우리는 오늘을 위해 새벽에 제의를 한 사람들이다. 오늘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 하늘을 공경하고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경천애인 사상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우리의 경제부흥은 오늘의 삶에 충실한 결과이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만을 생각하는 부지런하게 산 사람들이다. 내일에 현혹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요즘 지키지도 못할 희망을 남발한다. 공수표 남발로 만들어지는 불신은 카오스 세상을 만든다. 종교나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희망을 노래하며 말 공해를 만든다. 희망 마취는 깨어나기 싫어 익숙해진다. 지키지 못할 것을 남발하고 잊어버리는 무책임한 사람을 싫어하면서도 그들의 쇼에 속는다.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것은 속은 자의 몫이다. 내일이 없다고 놀린 일제가 내일의 희망을 걸고 속인 것이 내일의 함정이다.

 

우리는 풍부한 상상력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 하루가 부족했다. 마치 노점상들이 내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늘 하루를 벌어야 살 수 있는 것처럼 절박했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오늘을 살았던 선조들처럼 산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전문지식과 도덕적 삶, 서로 소통하며 부지런히 사는 것이 우리 정서에 맞다. 오늘에 충실한 사람이 내일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자!’는 고참병의 신념에서 오늘 자신의 삶에 충실코 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내일을 위한 삶을 살면 지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군 생활에서 얻은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사회에 출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때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게으름을 즐기는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임을 일깨워주고 있다.